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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불임금'에 멍든 고려인 돕는 '아리나 펀드' (서울=연합뉴스) 고려인 지원단체인 '너머'는 22일 임금체불로 고통받아온 고려인 동포 박알렉 씨(오른쪽)에게 자체 긴급지원 기금인 '아리나 펀드'를 활용해 체불임금의 3분1 수준인 50만원을 위로금으로 전달했다. 2013.12.24 <<사진제공 너머>> eddie@yna.co.kr |
고려인 지원단체 '너머'가 조성한 긴급 지원기금
체불 임금의 3분의 1 지원…"법으로도 구제 못 받으면 누군가 도와야"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려온 고려인 동포들이 국내 민간단체의 도움을 받아 따뜻한 성탄절을 보내게 됐다.
24일 고려인 지원단체인 '너머'에 따르면 고려인 동포 밀집지역인 경기 안산 '땟골'에 사는 고려인 3명은 일하던 공장에서 한두 달치 월급을 전혀 받지 못했다.
사업주가 이들로부터 떼먹은 돈은 한 사람당 150만∼260만원.
어떤 이들에게는 크지 않은 액수일 수 있지만, 하루 평균 12시간 업무에 잔업까지 하는 고려인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돈이었다.
이들은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사업주를 찾아가 독촉도 하고, 모든 법적 절차도 밟아 봤지만 단 한푼도 받아내지 못했다는 게 너머 측의 설명이다.
곁에서 딱한 처지를 지켜본 너머는 최근 이들 고려인에게 경제적 보탬을 주기로 결정하고 자체 긴급지원 기금인 '아리나 펀드'를 활용하기로 했다.
아리나 펀드는 과거 같은 문제로 고생한 김아리나라는 고려인 여성을 도우면서 만든 기금으로 고려인 관련 서적을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통해 조성된다.
비록 체불 임금 전액을 주지는 못하지만, 못 받은 임금의 3분 1가량을 지원해 줘 실의에 빠진 고려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직은 기금 적립금이 적은 탓에, 체불 임금과 관련해 모든 법적 절차를 거쳤어도 구제받지 못해 막막한 고려인 동포가 우선 지원 대상이다.
너머는 22일 이들 고려인 3명 중 1명에게 50만원을 전달한 데 이어 연말까지 나머지 2명에게 각각 50만∼80만원의 위로금을 줄 예정이다.
이 단체의 김승력 대표는 "임금 체불에 힘들어하는 고려인들은 누군가 도와야 하는 문제"라면서 "법적 절차까지 가서도 구제받지 못한 고려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아리나 기금과 관련된 후원 문의는 너머로 전화(☎070-8628-7050)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