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18년 한식행사)
"1920년 4월 5일이었다. 이 날은 원동에서 국민전쟁(러시아 내전)이 시작된 지 만 2주년이 되는 날이었고, 또는 왜적들이 강화조약에 서명하겠노라고 약속한 날이었다. 그래서 우리 당국에서는 놈들이 배신하고 반란을 하리라고 생각지 아니하고 안전 상태에 처하여 있었다.
아침 9시 30분에 왜병들은 대포·기관포로 도시를 향하여 사격을 시작하여 전 시가는 불에 타기 시작하였고, 노인이나 여자나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집에서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은 왜군들 총창에 맞아 쓰러졌다.
감옥에 갇히었던 흰파(백위파) 반역자들은 모두 석방되어서 전 시가는 혼란 상태에 처하였다. 해삼[Владивосток(블라디보스토크)]·소황령[소왕령, Ворошилов(보로쉴로프)]·스바스크·이만·하바로프스크 도시들에 거주하던 조선 남자들은 전부 왜놈들에게 체포되어 감옥에 차고 넘었다.
해삼(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 한민학교는 불에 타서 재무지로 변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수십 명 조선 빨치산들이 있었다. 체포되었던 조선인 애국지사들이나 놈들이 빨치산이라고, 공산주의자라고, 반일 운동자라고 의심하는 인사들은 모두 비밀리에서 잔인무도하게 학살을 당하였는데 그 가운데는 한 평생을 직업적으로 조선을 해방하기 위하여 분투 공작하던 직업적 혁명 열사들인 최재형·엄주필·김이직 선진들이 계신 것이다. 그리하여 왜병들은 연해주에서 1922년 10월까지 소비에트 주권에 반항하여 만행을 계속하여 무수한 혁명자를 계속 학살하였다. 그래서 4월 5일은 언제든지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에 남아있다."
-독립운동가 이인섭의 기록
고려인의 한식(寒食)
한식은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
양력으로 4월 5일 무렵에 있는 절기로,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의 하나입니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불의 사용을 금하고 새로운 불을 피워내는 의식을 했고 민간에서는
찬 음식을 먹고 성묘를 했습니다.
고려인들은 한식을 큰 명절로 여기고 지냅니다. 고려인들은 한식을 “부모의 날 родительский день” 이라 부르며 차례를 지내고, 성묘와 벌초를 합니다. 고려인들에게 한식을 각별하게 보내는 이유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1920년 4월 5일에 일제에 의해 자행되었던 4월 참변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신한촌 참변이라고도 불리는 4월 참변은 적백내전의 막바지에 일본군이 블라디보스톡에 진주해 고려인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한 사건입니다. 고려인들은 처참한 피해를 입었고, 민족지도자 최재형을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체포되어 순국했습니다. 이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날이지만 강제 이주 후 스탈린 정권 하에서 민족문화를 드러내는 것은 금지되었고, 고려인들은 집에서 조심스럽게 4월 참변에 돌아가신 선조들을 기리며 한식 명절을 보존했습니다. 고려인너머에서는 매년 한식을 함께 지내며 연해주와 머나먼 중앙아시아에서 돌아가신 선조들의 영령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인너머에서는 매년 한식을 함께 지내며 연해주와 머나먼 중앙아시아에서 돌아가신 선조들의 영령을 기리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4월 5일 저녁 7시, 너머는 땟골에서 함께 한식 명절을 보냅니다.
일시: 2019년 4월 5일(금) 19:00~21:00
장소: 고려인문화센터(선부동988-3)
신청 및 문의 : 031-493-7053,7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