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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땟골 사람들"

        우즈벡에서,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에서...  온 고려인들이 땟골에 모여 살아요


 
작성일 : 14-05-11 18:23
네 번째 이야기 - 안드레이 삼촌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4,740  

안녕하세요. 옥이의 땟골 사람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아저씨라고 부르기엔 너무 젊으신 류 안드레이 삼촌(?)이야기에요.

나이로 보면 오빠라고 부를 나이시지만 뭔가 간지러우니까(?) 삼촌이라고 쓸게요^0^

 

Q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드레이 삼촌 : 저는 '류 안드레이'이고 나이는 28세 입니다.

 

Q : 굉장히 젊으시네요! 그럼 한국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안드레이 삼촌 : 2007년에 왔어요. 2009년에는 친구들도 한국에 왔어요.

 

Q : 꽤 오래됐네요? 정말 젊으셨을 때 한국에 오셨구나. 그럼 다른 가족들은요?

안드레이 삼촌 : 2월에 남동생이 왔어요. 그리고 이번달에 어머니가 오실 예정이에요.(인터뷰 당시에 다음주라고 하셨으니까 지금쯤이면 오셨겠네요^^) 어머니가 오시면 방도 새로 구해야 하는데.. 그것도 걱정이에요.

 

Q : 그럼 아버지는요?

안드레이 삼촌 : 러시아에 계세요. 한국에 오기가 쉽지 않아요.

 

Q : 그럼 삼촌도 원래는 러시아에 사셨나요?

안드레이 삼촌 : 아니요. 키르키즈스탄에 살았어요. 아버지는 러시아 국적이시고 어머니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을 갖고 계세요.

 

Q : 키르키즈스탄에서 살 때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안드레이 삼촌 :  거긴 월급이 적어요. 사무실에서 일하면 30~50, 공장에서 일하면 20도 못받죠. 그런데 생활비는 30~50이 드니까 살기 힘들어요.

 

Q : 그럼 한국에 오셔서는 상황이 좀 나아진 것 같으세요?

안드레이 삼촌 : 한국에서도 힘들긴 힘들죠. 처음에 왔을 땐 한국말도 못했으니까요. 김포,용인,한남,부천,부산,울산에서 일했었고 지금은 여기 안산에서 일하고 있는 거에요. 사출공장에서도 일하고 press일도 했었어요. 지금은 레미네이트 공장에서 일해요. 6시에 일어나서 7시 반에 출근하고 저녁 7시 반에 퇴근하고.

 

Q : 지금은 한국말 굉장히 잘하시잖아요. 혹시 한국에 오기 전에는 한국어를 배운 적이 없으세요?

안드레이 삼촌 : 키르키즈스탄에서 영어는 배운 적이 있어요. 한국어는 한국에서 일하면서 아줌마들하고 말하면서 배웠어요.

 

Q : 따로 안배우셨는데도 한국말을 정말 잘하세요! 그럼 이젠 한국어도 잘하시는데, 한국 생활이 어떻게 느껴지세요?

안드레이 삼촌 : 괜찮아요. 그래도 여기에서 오래 살고 싶지는 않아요. 러시아로 갈 거에요.

 

Q : 의외에요. 여태까지 인터뷰했던 고려인 분들은 한국에 계속 머물고 싶어 하시던데요?

안드레이 삼촌 : 저는 사업을 하고 싶어요. 하지만 한국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돈이 너무 많이 필요해서 러시아에 가서 사업을 하고 싶어요. 국적도 러시아로 바꿀 거에요. 그리고 러시아엔 아버지도 계시고요.

 

Q : 국적을 바꾸는 게 쉽나요? 한국 국적 얻는 건 어렵다던데.

안드레이 삼촌 :  5년만 살면 바꿀 수 있어요. 아버지가 러시아인이니까 바꾸기 쉬워요.

 

Q : 그럼 삼촌은 삼촌이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안드레이 삼촌 : 글쎄..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어요.

 

Q : 왜요? 고려인이면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안드레이 삼촌 : 글쎄. 키르키즈스탄에 살 때는 고려인이라고 차별받기도 했죠. 그런데 한국에 왔더니 여기라고 더 좋은 상황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우즈벡으로 오셨고 어머니도 우즈벡에 사셔서 태어나서 10년은 그곳에서 살다가 10살 때 키르키즈스탄으로 갔어요. 거기에서 아버지랑 큰아빠,고모,고모부랑 살다가 22살에 한국에 와서 지금 6~7년 째 한국에서 생활 중이에요. 여기저기 옮겨가며 생활했고 부모님도 국적이 서로 다르시고.

 

Q: 그렇구나.. 그럼 더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바라는 점이라던가?

안드레이 삼촌 : 음..결혼하고 싶어요.

 

Q : 러시아로 가신다면서요. 여기서 결혼하면 나중에 어떡해요?

안드레이 삼촌 : 같이 러시아로 가면 되지 뭐(웃음).

 

 삼촌의 결혼하고 싶다는 말 덕에 웃으면서 인터뷰를 마쳤지만, 한편으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단는 삼촌의 말이 참 슬펐어요. 사람한테 정체성이라는 게 참 중요하고, 어느 나라의 국민인가라는 것도 정체성에 큰 영향을 미칠텐데. 아저씨의 듣고 나니,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고 어쩌면 정말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그 대답이 정답이겠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자신의 나라에서 태어나 자란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고려인 분들의 애환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적어도 고려인분들이 한국에서만큼은 고향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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