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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땟골 사람들"

        우즈벡에서,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에서...  온 고려인들이 땟골에 모여 살아요


 
작성일 : 15-07-14 14:43
올가의 한국
 글쓴이 : 김진영
조회 : 15,467  

- 김올가의 체험수기 -


  

   한국에 오자마자 고생을 많이 해서 내가 이렇게 오래 살고 싶어 할 줄은 몰랐다.

 

2011년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우리 남편과 같이 4월에 김포 근처에 있는 시골 회사에 취직했다. 한국말을 모르니까 일을 찾는 것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월급도 작았다. 하지만 시골 공기, 자연풍경, 논이 아름다운 곳이었고, 개구리와 돼지 소리도 다르게 울었다.

 

일본할아버지와 한국할머니께서 살고 있던 집을 우리한테 빌려주셨다. 그 방은 낡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나는 처음 화장실 봤을 때 충격이었다. 그 화장실은 마당 밖으로 있었고, 헛간의 반이 재로 가득 있는데 구석 의자 밑에 4cm 정도 작은 구멍이 뚫어 있었다. 똥은 삽으로 재를 놓고 정원에 버려야했다. 한국이 최고의 선진국인데 이런 환경이 있다는데 놀랐다.

집주인은 낮에 물을 꺼 놓아서 손이나 이를 못 닦게 했다. 새벽에만 씻을 수 있었다. 어느 날 새벽 4시에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할아버지 나와 야단을 쳤다. 벌거벗은 채 한 손으로는 가슴을 가리고 다른 손으로는 앞에 가렸다. 야단 맞으며 챙피해서 얼굴이 빨갛게 되었고 무척이나 화가 났다. 그 날 바로 우리 남편이 일하는 회사 쪽으로 이사를 했다.

 

매일 자전거로 회사까지 타고 다녔다. 사모님은 교양이 없는 사람이었다. 매일 큰 소리로 말하며 등을 쳤다. 많이 화가 났다. 집에 돌아올 때는 항상 울었다. 아침이면 손이 많이 부어서 남편이 아침마다 마사지를 해 줘야 이를 닦을 수 있었다. 너무 힘들었는데도 참아야했다. 포기할 수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자식과 부모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날 퇴근하는데 비가 많이 오고 폭풍까지 불어서 자전거 페달을 빨리 돌렸는데 바람이 앞으로 부니까 가지 못하고, 보통 집까지 10분 거리인데 40분이나 걸려서 왔다. 힘들었지만 웃었다.

또 어느 날엔 일한 후 산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나 자전거와 함께 고꾸라졌다. 그 후 2주 지나서 내리막길에서 다시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겨 앞차하고 부딪쳤다. 많이 다쳤는데 말도 하지 못했다. 다친 몸으로 혼자 집까지 걸어갔다. 남편은 일하다가 다리가 다시 골절이 되었다. 살아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안산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이사를 했다. 하지만 공장 사모님은 월급을 안 주려고 했고, 결국 돈을 번 것이 아니라 손해를 봤다.

 

하지만 안산으로 이사한 후 모든 게 달라졌다. 사촌 소개로 회사에 들어 갔고, 김포에서 일한 경험으로 모든 일이 다 쉬웠다. 안산에서는 공공장소에 좋은 화장실 있고 회사까지 차로 태우고 다니며 점심도 제공해 주었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쓰레기를 분리수거 해야 해서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국 역사 문화, 경제, 정책을 배우다보니 이해가 되었다.

2년 전에 너머를 알게 되었다. 너머 덕분에 다양한 관광지를 방문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땟골 마을에 축제 열었다. 1년 동안 우리는 한국 무용을 배우고 행사에도 참여했다.

 

이제 우리 가족은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됬다. 정말 행복하다.

지금은 한국 사람의 아픔을 나누고 있다. 1년 전 세월호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 뉴스를 보며 숨을 죽이고 좋은 소식을 기다렸지만 학생들이 모두 죽었을 때 믿을 수 없었다. 마음이 많이 슬프고 눈물이 나오고 가슴이 아팠다. 1년이 흘렀는데도 마음이 슬프다. 시간이 멈췄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거짓말이다.

전에는 한국 사람에 대해 불쌍히 여길 줄 몰랐다. 하지만 한국사람 중에도 미혼자가 많고 고독한 분들이 많아서 가엾은 마음이 든다.

지금은 2년 정도 아들이랑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4단계를 합격했는데도 발음과 억양이 안 좋아서 말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겠다.

 

이제는 처음 도착해서 어려운 경험을 많이 하게 한 그 사람들이 고맙다. 한국에서 살수록 오래 오래 이 땅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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