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동포들과 일요일날 모여서 김치 담기를 했습니다. 장소 구하기도 만만치 않고 준비 과정도 쉽지않아 올해는 야학생들만 몇몇 제한해서 시범 삼아 해보기로 했습니다.
김치 담기를 배우고 싶어하기도 하고 김치를 다들 잘 먹지만(고려 사람은 김치있어야 되요~) 보통은 시간도 없고 한국식 김치담는 법도 잘 몰라 보통 마트나 시장에서 사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침 김장철이여서 시범 삼아 시작했습니다.
김치를 잘 담는 강사분을 모셔다가 할까도 했지만 식재료나 여건이 전통 김치 만드는 법은 이분들에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또 중앙아시아로 돌아갔을때 우리가 흔히 쓰는 젓갈등의 식재료가 없을지 모른다는 섣부른 판단에 간단하게 막김치 담기로했습니다. 다들 어찌나 열심이던지..레시피는 러시아어로 딱 한포기 분량으로 했구요 ..김치 담은경험이 거의 없는 제가 진행을 ㅠㅠ
장소가 없어서 일단 교실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아자씨들도 관심폭발~ 도구등은 집에서 가져오라고 했더니 멀쩡한 총각 둘이서 양푼이 없어서 냄비를 들고 왔다고 하네요..책상은 조리대가 되고 좁고 씻을 공간도 없지만 아무튼 다 들 진지하네요.
절인 배추를 하나씩 나눠 받고 배추속도 떼 먹어 보고...레시피대로 양념을 하는법을 알려줬더니 계속 휴대폰 촬영까지 어찌나 열심이던지... 요리하기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분위기는 엄청 나게 좋았답니다.
본격 강습 돌입!!젓갈이 없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젓갈 말고 대체제(?)아무도 모르는 비법의 양념을 알려줬는데..이분들은 젓갈양념한 김치 양념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게다가 젓갈도 비싸지만 구할 수 있고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서라도 젓갈이나 양념을 공수해서라도 전통 김치 배우기를 하는것이 좋다고 합니다. 새우젓이 들어간 김치 양념이 맛있다고 다들 찍어먹어보고 배추속에 싸서 먹더니 한 바퀴 돌아서 오는도중 양념을 글쎄 다 먹어 버려서 샘플 김치 담는 것은 일단 못했구요.
대신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이 들어간 준비한 김치 양념을 다들 분량대로 가져가 김치를 담았답니다.
속으론 다행이긴 했습니다.제실력이 탄로나기 직전이었거던요
낼모레면 우즈벡으로 돌아가는 류다 아주머니는 김치 한 포기 분량의 양념에 배추 두포기를 욕심껏 버무려서 간도 안 맞는 김치를 아주 맛있다고 꼭꼭 눌러 담습니다. 류다의 아저씨는 아줌마 따라와서 부엌 뒤칸에서 벌써 준비한 막걸리 한 잔을...
한국의 여느시골 동네 김장 날 처럼 한쪽에서는 마침 기증받은 쌀로 맛있는 밥도 하고 뜨끈한 온돌 사랑방에서 방금 만든 김치와 막걸리 보쌈을 준비해 숭늉까지 먹고 옛날 할머니가 긁어 줬던 가마치(누룽지) 뭉쳐서 먹고 다닌 이야기까지 하면서 일요일 늦은밤까지 집으로도 안돌아가고 이야기꽃을 피웠답니다. 사랑방 있으니깐 좋네요.. 기증 받은 한복을 입어보고 좋아라는 교육생들
공장 밥을 몇 년을 먹고 돌아가면 맛깔난 밑반찬의 한국 음식이 그립다고 합니다. 밑반찬등 한국요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네요.담에는 실력있는 분이 오셔서 요리 강습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과 내년에는 여력이 닿는 다면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수있도록 준비하여 땟골의 어려운 분들과 동포들이 만든 김치를 나눠 먹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
요리에 자신 있는 분들~ 재능 기부 좀 해주셔요 ~~~~~~~~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16-03-16 11:57:28 문화체험 및 탐방에서 복사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