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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지원단체 '너머'에서는 서툰 한국말 때문에 발생하는 고려인 동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글 교육을 전개하고 있다. |
올해는 러시아 한인 즉, 고려인 이주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 감정기,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이주한 한민족 동포로서 연해주를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만들며 대한독립을 위해 노력했으나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로 중앙아시아 각지에 흩어져 고난의 역사속에서 150년 이상을 한민족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온 우리의 동포이다.
중앙아시아 인근에서 살아오던 고려인 동포는 구소련 와해 후 정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모국인 대한민국으로 일하러 온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들은 현재 열악한 일용직 고용환경 속에서 전국 각지 산업단지와 일손이 모자란 농촌지역 각지에 3만 명 이상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산지역에는 5천명 이상의 고려인 동포가 모여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주 고려인의 두번째 고향, 선부동 땟골
단원구 원곡동과 선부동에 걸쳐 있는 자연마을로서 벼과의 다년초 띠가 많이 자생한다하여 띠골이라 불렸던 현재 땟골은 전국 3만여명의 고려인 가운데 5천여명이 살고 있는 국내 최대 이주 고려인 거주지역이다.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일용직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주 고려인들에게 이 곳 땟골은 한국에서의 또 다른 고향으로 자리하고 있다.
과거 땟골에는 주변 공단을 출퇴근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모여 살았지만 현재는 고려인들이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며 100여가구가 넘는 다가구주택에는 개축공사를 통해 20개 가량의 작은 방으로 나뉜 쪽방촌이 위치해있다.
'제비나라'(고려인이 고향을 이르는 말)로 찾아와 자신과 똑 닮은, 뿌리와 핏줄이 하나인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 고려인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고려인은 러시아말을 주로 사용하며 한국말에 서툴어 취업을 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일자리를 구한다 하더라도 종일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일이 대다수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렇듯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고려인의 약점을 노리고 임금지급을 미루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인 동포의 전반적인 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는 '너머'에서 2012년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고충 상담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일일 평균 6건 중 3건 이상이 임금체불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국경과 차별을 '너머', 고려인 모국생활 총제적 지원
지난 2011년 선부동 한글야학을 시작으로 국내체류 고려인 동포의 모국생활 지원을 위해 선부동 땟골에 설립된 고려인 한글야학 '너머'가 현재 안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많은 고려인 동포들의 생활을 돕고 있다.
너머에서는 한글야학을 통한 한국어 교육과 모국 문화 체험 및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처한 동포들의 긴급의료지원, 각종 생활 통번역, 노동상담 및 법률지원, 기타 모국 생활상담 및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산업재해와 체불입금 상담과 지원을 시작으로 안구암에 걸린 고려인 아기 리 발레리아의 의료지원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현재 너머에서는 강제이주로 모국어를 잃어버려 한국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려인 동포들과 독립국가연합인 CIS지역 외국인들에게 최소한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한국어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과 오해를 극복하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문화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 정문 인근 '너머 분소'를 설치하고 한양대로부터 컴퓨터와 모니터, 강의용 책상들을 지원받아 학교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에게 한글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컴퓨터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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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단체에서는 고려인 처우개선을 법제화 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
더불어 불안정한 고용의 형태인 파견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동포들의 노동환경으로 파생되는 제반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노무법인과 연계단체의 자문체계를 구축,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산업재해와 임금체불 등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 취업상담을 펼치고 있으며 고려인의 국내생활 행정지원과 출입국 사무소, 비자, 국민연금 등의 생활 통번역을 지원함으로써 고려인 근로자의 피해 등을 최소화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반복되는 이주로 문화적 정체성을 잃은 동포들을 위한 모국탐방 및 문화체험사업도 '너머'의 주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너머에서는 고려인 이주동포를 대상으로 연 평균 4회, 서울시티투어 및 독립기념관과 제주도 탐방여행 등 시행하고 있으며 역사교실과 한국요리 배우기, 각종 동아리 지원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대부분의 고려인 동포를 위해 긴급 의료비 모금활동과 지역의료 보험가입 행정지원, 지역 의료단체 및 병원 연계를 비롯해 어려운 처지에 처해있는 동포를 대상으로 긴급생활지원금과 위로 기금을 지원하는 긴급 구호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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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선부동 땟골에서 진행된 고려인골목잔치에서 고려인 동포들이 김치버무리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
고려인 지원단체 '너머'의 노력이 지역사회에 점차 퍼져나가 현재는 많은 고려인 동포들이 생활에 도움을 받고 있지만 문제는 여전히 많은 곳에 도래하고 있다. 그 가운데 고려인 2세 아이들의 생활 부적응이 대두되고 있다. 안산희망재단과 고려인 지원을 위한 안산시민원탁회의에서는 올해 5월까지 땟골에 위치한 선부2동 삼거리 부근에 고려인 미래세대 센터를 건립하기로 밝혔지만 당장 아이들의 문제가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는 것. 너머의 대외협력국 김영숙 국장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고려인 2세들의 교육과 생활 정착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안산지역에 살고 있는 고려인 2세 아이들의 현황 파악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