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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9-12 12:33
"후손 잘못 모신 것 반성" 고려인 희생자 추모식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2,031  
   http://www.yonhapnews.co.kr/culture/2017/09/09/0901000000AKR2017090904… [7941]
강제이주 80주년 기념일 맞아 서울시청 별관서 열려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일인 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에서 열린 고려인 희생자 독립운동가 추모식에서 헌관들이 제례를 올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단군기원 4천350년 9월 9일 고려인희생자 독립운동가 추모제례 봉행위원장 박사 권오병은 도헌선생 최공(최재형), 여천선생 홍공(홍범도), 도마선생 안공(안중근), 고려인희생자 독립운동가 선조들께 감히 아뢰나이다. 조국이 광복되고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선조님들의 고향 그리워하는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였으며, 그 후손들이 조국에서 주인으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으니 송구하여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1937년 9월 9일 소련 연해주 라즈돌노예역에서 고려인 550여 명이 시베리아횡단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떠난 지 80주년 되는 날을 맞아 고려인 단체 관계자 등은 고려인 희생자와 독립운동가들에게 제사를 올려 이들의 넋을 추모하고 후손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한 잘못을 반성했다.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 기억과동행위원회와 서울시는 동북아평화연대·고려인지원단체 너머·최재형기념고려인지원사업회 주관과 재외동포재단 후원으로 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후생관 4층에서 개최한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 고려인 희생자 독립운동가 추모식'을 개최했다.

홍보 영상 상영에 이어 한국의례원이 집전한 추모제례에서는 권오병 봉행위원장(동북아평화연대 이사),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환 고려인 임이고리 씨, 김종욱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각각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맡았다. 이들을 비롯한 제관들은 성균관 전통 예법에 따라 제물을 갖추고 술을 따르고 배례한 뒤 축문을 읽고 음복을 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광주·안산 등지의 고려인 단체 관계자, 서울시 공무원, 성균관 직원, 한국정교회 신부, 고려인 후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제례에 이어 추모식 대회사에 나선 도재영 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은 "역사의 굴곡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외국적 동포가 돼버린 고려인 동포들을 우리가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은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면서 "재외동포법 시행령을 고쳐 고려인 4세에게도 동포 체류자격을 줘야 하며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고려인특별법 개정 작업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부영 전 국회의원(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은 "오늘도 우리 민족은 외세의 등쌀에 시달리고 있고 남북의 정치세력들은 기득권을 앞세우느라 화해와 대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남북의 위정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외세의 간섭과 압박을 이겨내 남북의 화해와 대화에 감연히 나서도록 선열들께서 일깨워 달라"고 호소했다.

고려인특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김경협 국회의원은 "많은 고려인 동포가 돌아오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아직 이들을 맞이할 준비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고려인 동포 체류 요건 합리화, 4세 이상 재외동포 지위 인정, 한국어 교육과 의료 지원 등을 담은 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식이 끝난 뒤에는 고려인들과 현안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 순서가 마련됐다. 기조발표에 나선 김게르만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 교수는 "1939년과 1959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전체 인구 가운데 고려인 사망률은 두 배에 가깝다"면서 "이는 새로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 중앙아시아 현지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출신 귀환 동포 장라리사 씨는 "대한민국이 희생자들과 동포들의 고통을 기억하고 있고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재외동포재단 초청으로 국내 유학 중인 키르기스스탄의 조올가 씨는 "학업을 마치고 돌아가면 양국 간 다리 역할을 하며 동포들이 우리의 말과 문화와 뿌리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맨 마지막에는 기연옥의 초혼무, 남은혜의 '사할린 아리랑', 알렉스의 아코디언 연주 '백학', 송옥자의 다듬이공연 '문경새재 아리랑' 등 헌정 공연도 펼쳐졌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9/09 16: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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