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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16 19:56
기획연재-고려인 이주 150주년 특집-② - 안산신문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1,593  
   http://www.ansansm.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220 [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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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 땟골 골목잔치에서 고려인 아동이 부모품에 안겨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남편과 이혼 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김씨는 네살짜리 아이를 본국에 남겨두고 홀로 귀국해 4년간 일을 하다 얼마전에야 아이를 데려올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한다는 기쁨도 잠시, 김씨는 일을 나가야 했기 때문에 아이를 곧바로 학교에 입학시켰다.

한국말과 한국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아이는 갑작스런 수업일정과 돌봄교실까지 이어지는 일과에 깊은 피로를 느끼고 있다. “아이와 함께 사람이 많은 번화가에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러한 여유가 조금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박씨 부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얼마전 출산해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를 키우고 있어 방문취업비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인 박씨, 남편은 현재 취업비자가 만료되어 1년을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내야 하는 탓에 여행비자를 발급받아 재입국, 불법체류한 후 일용직 근로자로 생활하며 아내와 아이의 생계를 잇고 있다. “90일 후면 여행비자는 만료가 되는데 당장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갈 비행기값을 마련하는것도 버겁습니다.”

안산에 5천여명을 포함, 전국 각지 산업단지와 농촌지역에서 일손을 도우며 생활하고 있는 고려인 동포 3만여명에 대해서는 지원방안과 정착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들 자녀에 대한 현황파악 및 통계조사는 현재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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땟골에 거주하는 고려인 동포 자녀들을 위해 시민과 일부단체에서는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고려인 지원단체 ‘너머’에 의해 안산 선부동 땟골에는 대략 1백여명의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는 정도.

고려인 자녀들은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입국하지 못한채 친척이나 옆집 사람의 손에 맡겨져 생활하고 있거나 그마저도 어려운 아이들은 부모가 떠난 가정에 홀로 살아가고 있기도 한다.

현재 선부동 땟골에 거주중인 고려인 동포 가운데 자녀와 함께 동반입국하는 경우는 찾기 드물다. 비자를 발급받기도 어려운 것은 물론, 기반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와 함께 입국해 생활하는 것이 버겁기 때문.

이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가 한국에서 일을 하며 자리를 잡고 난 후 중도입국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입국 후 자리를 잡아가며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산출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언어소통의 부재.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은 한국어 구사능력이 부족해 학교에 입학하더라도 정규수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것은 물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교에 입학조차 못한 채 집에서 지내는 일부 비취학아동들에게서는 학습지체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생계를 위해 부모 모두가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고려인 동포들은 아이들의 교육이나 생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이들 부모 또한 한국 학교생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기 때문에 학습조력자로서 역할할 수 없는 현실속에 아이들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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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고려인 유소년 축구단은 지난해 10월 개최된 전국 다문화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더불어 고려인 자녀의 대부분은 그들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고국의 아이들과 동일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같은 언어를 구사하지 못함에 따라 정체성을 확립할 시기에 이중 정체성 등 스스로에 대해 혼란을 겪음에 따라 정서적, 심리적인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실제 20살인 고려인 지마는 지난 2005년 12살의 나이로 입국했다.

방문·취업비자가 없던 당시 사정으로 여행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한 지마는 본국에 돌아갈수도 합법적으로 살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고 대안학교에 다니며 소외감과 부적응으로 말을 잃어버렸고 현재는 하루종일 집안에서만 생활하며 가족 이외에는 다른 사람과 일절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다.

고려인 지원센터 ‘너머’의 신기현 팀장은 고려인 중도입국 자녀들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새로운 정책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람들의 규모가 크고 많이 알려진 조선족의 경우 중도입국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정책이 잘 마련되어 있는 편입니다. 일단 그들은 언어소통이 보다 원활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고려인 동포 자녀의 경우 한국어를 구사하며 본인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어 시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지원단체에서도 도움을 받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현재 땟골에서 발생하는 고려인 자녀들의 학교생활 부적응이나 비취학 문제 등은 체계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너머’에서 상황에 맞게 해결을 하고 있는 상황.

신 팀장은 “고려인이주 150주년과 더불어 현재 관·민등에서 고려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가장 시급한 문제인 아이들의 돌봄 문제와 더불어 고려인 동포에게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안산시와 시의회, 경기도의회 등 정·관계 인사를 비롯, 문화, 시민사회단체 등 50여명이 공동대표로 참여,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및 문화복지 지원을 위해 구성된 고려인 원탁회의에서는 땟골 삼거리 부근에 고려인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을 위한 보금자리인 ‘고려인 미래세대 센터(가칭)’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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