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4월 5일 하면 흔히 식목일로만 알고 있지만 타향을 떠돌던 고려인들은 고국으로 돌아와서도 이날(혹은 이튿날)을 한식 명절로 쇠며 전통 풍습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도 안산의 고려인 지원 단체인 '너머'는 다음 달 5일 선부동 고려인 카페인 '우갈록'에서 한식 차례를 지낸다고 24일 밝혔다.
이날 차례에는 고려인 동포들이 초헌관(初獻官)·아헌관(亞獻官) 등의 역할을 맡아 분향, 헌작, 기도 등을 진행한다. 차례를 지낸 뒤에는 음복, 뒤풀이 등도 이어진다.
고려인 동포들이 합동 차례상을 마련하는 것은 러시아 연해주와 중앙아시아 등지를 떠돌며 타향살이를 하면서도 설·추석처럼 한식을 중히 여기던 풍습 때문이다.
고려인들은 한식을 '부모님의 날' '조상의 날' 등으로 부르며 성묘를 빠뜨리지 않았고, 한국에 들어와서도 약식으로나마 차례를 지내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일터에 나가느라 합동 차례에 참석하지 못하는 고려인들은 상에 올릴 음식을 마련하거나 십시일반으로 돈을 보태는 등 일찌감치 정성을 모으기 시작했다.
너머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한식이 사라져 가는 명절이 됐지만 고려인들은 타향에 살면서도 오히려 전통 풍습을 지켜왔다"면서 "조촐하게나마 제사상을 마련해 고려인들이 지켜온 전통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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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3/24 11:4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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